방통위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 한국 미디어 거버넌스의 대전환
2025년 9월 7일, 이재명 정부의 첫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1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조직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한국 미디어 거버넌스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1. 방송통신위원회의 역사적 종말
방통위는 2008년 출범해 방송과 통신 융합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책 기능이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 나뉘어 있어, IPTV·케이블TV 인허가 등 방송 진흥 업무는 과기정통부가, 방송 규제는 방통위가 맡으면서 정책 혼선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결국 방통위 해체와 새로운 조직 신설로 이어졌습니다.
2.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의 의미
신설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규제와 진흥 기능을 통합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합니다.
- 구조: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총 7명 체제 → 기존 5명 체제보다 확대
- 권한: 과기정통부의 방송진흥정책 기능 이관 (방송진흥기획, 뉴미디어, 디지털방송, OTT 활성화 업무 등)
- 목표: 부처 간 경쟁·비효율 해소, 정책 일관성 확보
정부는 또한 민간과 함께 미래 미디어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민관 협의체 설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3. 이진숙 위원장의 자동 해임 논란
이번 개편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인물은 이진숙 현 방통위원장입니다. 본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였지만, 방통위 폐지와 함께 사실상 자동 해임됩니다.
이는 2006년 방송위원회가 방통위로 개편될 때도 있었던 선례이지만, 임기 보장 원칙을 훼손하는 위헌 소지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4. 정치적 공방
- 여당(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에서 망가진 방통위를 정상화한다. 방송 정책 일원화는 불가피하다.”
- 야당(국민의힘): “이진숙 위원장을 내쫓기 위한 위인설법(爲人設法)이다. 공무원 신분 보장 위배다.”
결국 이번 개편은 정치적 의도와 제도적 필요가 얽힌 논란 속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5. 업계 반응과 우려
- 기대: 유료방송 정책 등 방송 진흥 업무가 일원화되면서, 부처 간 협의 지연과 비효율이 개선될 가능성
- 우려: OTT 규제 권한을 둘러싼 문화체육관광부 등 타 부처와의 갈등, 지역 대표성 부족 문제 지적
특히 지역 방송사들은 위원 구성에 지역성이 배제됐다며, 전국 단위 영향력에 걸맞은 지역 대표성 보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6. 향후 전망
더불어민주당은 9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입니다. 과반 의석을 점한 여당의 힘을 고려하면 통과 가능성은 높습니다. 다만 OTT 규제 권한, 인력 이동, 새 위원회 운영 방식 등 세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변화의 기로에 선 한국 미디어 정책
방통위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한국 미디어 거버넌스 패러다임의 전환점입니다.
정치적 공방을 넘어, 새 위원회가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플랫폼 경쟁 시대에 걸맞은 정책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