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서울 도심에 울려 퍼진 '차이나 아웃' – 반중 집회와 혐오 표현의 경계
2025년 개천절, 서울 도심이 ‘혐중’ 구호로 뒤덮였습니다.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대학’은 동대문역 인근에서 대규모 반중 집회를 열었고, "차이나 아웃", "짱개 아웃", "윤 어게인" 등 극단적 구호가 거리를 메웠습니다.
경찰의 제한 통고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집회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행사는 강행됐으며, 참가자 수는 약 3천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일부 혐오 표현과 인종 차별적 언사가 동반되어 논란을 빚었습니다.
표현의 자유인가, 혐오 선동인가
경찰은 당초 “특정 국적에 대한 혐오 표현이 공공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제한 통고를 내렸지만, 법원은 이를 취소하고 집회를 허용했습니다. 다만, 언어적·신체적 폭력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주최 측이 “차이나 아웃, 짱개 아웃, 빨갱이 아웃을 마음껏 외치자”고 발언하며 명백한 인종 혐오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고,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반중 피켓을 들고 “윤 어게인”을 연호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표현의 자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혹은 사회적 갈등과 국제 관계 악화를 야기하는 혐오 선동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시민들 반응: “아이들 교육상 좋지 않아”
집회가 열린 장소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이자 가족 단위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왔다는 한 시민은 “너무 시끄럽고, 아이들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불편함을 드러냈고, “가짜뉴스만 보고 중국을 비난하는 모습은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명동과 서울 시내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이런 혐오 집회가 양국 관계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재명 대통령 “고마워하고 환영해도 부족할 판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관련 발언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으로 명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며, “고마워하고 환영해도 부족할 판에 혐오·증오 발언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느 나라 국민이 자신을 이유 없이 비난하는 나라에 관광 오고 싶겠느냐”고 반문하며, 국민들에게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혐오 표현 규제에 대한 법제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비판’과 ‘혐오’의 경계는 어디인가
반중 감정은 분명 일부 국민 사이에서 존재합니다. 그러나 비판과 혐오의 경계선을 넘는 순간, 사회는 혐오에 물들고, 국제 사회에서는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인권과 존엄을 짓밟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거리에서 공공연히 인종차별적 발언이 허용된다면, 우리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잃게 됩니다.
이번 개천절, 도심에 울려 퍼진 ‘차이나 아웃’이라는 외침은 단순한 정치적 주장 그 이상으로, 한국 사회의 혐오 감수성과 표현 윤리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